
💬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혹시 당신도…
- 예전엔 열심히 했지만 지금은 리듬이 끊긴 운동이 있나요?
- 집에서의 나는 너무 많은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 운동이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늘 다른 일에 밀려 미뤄지시나요?
- 혼자 하는 루틴보다 누군가의 흐름 속에 있을 때 더 움직이게 되시나요?
- '이건 내 시간이다'라고 느낄 수 있는 짧은 구간이 하루에 한 번쯤 필요하신가요?
장빗발이 먼저였던 나
나는 결심만큼은 무겁고 진지했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홈트 영상으로는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이왕 할 거, 진짜로 하자.”
그리고 그날, 나는 ‘장바구니’에 인생을 걸었습니다.
덤벨, 케틀벨, 벤치프레스, 러닝머신, 폼롤러.
쿠팡이 내 집을 헬스장으로 만들어주었고,
나는 거기에서 내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적어도... 그게 계획이었다.
🧹 현실은 말보다 조용히 무너진다
처음엔 진심이었습니다.
하지만 2주가 지나면서 운동복은 파자마가 되었고, 러닝머신은 빨래걸이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폼롤러는 원래 집의 일부인 것 같은 위치에 안착하면서 나의 수납 능력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벤치프레스는 좀 더 오래갔습니다.
그 위에 의자에 걸치기 애매한 외투를 걸어두기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슬프게도, 효율적인 옷걸이로는 아주 훌륭했다.
🧠 “왜 안 될까?” 진심으로 고민했다
솔직히 저는 게으른 편이 아닙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고, 아이도 챙기고, 일도 합니다.
그런데 왜 운동만큼은 안 될까?
결국 답은 ‘장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이라는 공간은 내게 ‘움직임’보다 ‘쉴 공간’이었기 때문에 운동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공간이었습니다.
집에선 설거지하다가, 청소하다가, 전화받다가…
운동의 ‘집중’은 끊임없이 깨지게 되어 있었습니다.
🚪 그래서 결심했다.
“집을 버리고, 밖으로 나가자.”
공부하기 위해 책상이 있는 집 대신 스터디 카페를 가는 것처럼 나는 체육센터에 가야겠다.
내가 뭘 하든, 옆에 있는 사람들은 계속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운동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흐름이 끊기지 않는 공간.
그게 정말 내가 필요했던 곳은 아닐까.
🎧 나만의 루틴이 생겼다
헬스장으로 향하면서 왕복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핑계만 생기면 운동을 곧잘 빼먹었습니다.
술을 마신 다음 날은 몸을 움직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이 쉬어야 해~" 라며 드라마를 정주행 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 시험 기간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에 운동을 빠졌습니다. 할 일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운동을 빼먹은 날의 생산성은 운동을 한 날보다 더 떨어졌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니 활기도 생기고 그 움직임을 계속 이어 나가는 오후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헬스장에선 단지 근육만 움직이는 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운동하면서:
- 📚 오디오북으로 책 한 권 듣고,
- 💡 유튜브로 사업 아이디어 메모하고,
- ✍️ 글 아이디어도 떠올립니다.
예전엔 ‘운동은 시간 낭비 아닌가?’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몸과 머리와 마음을 동시에 움직이는 유일한 시간”**이 되었다.
🕰️ 그리고 1년
스스로와 약속했습니다.
“1년은 계산하지 말고 그냥 해보자.”
복근이 생기든 말든(사실 복근은 기대도 안 했습니다. 뱃살은 평생 저와 같이 갈 동반자라 생각했습니다), 살이 빠지든 말든(날씬한 것보다 우리 나이엔 건강이지~),
기록도 안 하고 인증도 안 하자.
그냥 지속하는 나를 지켜보자.
물론… 중간에 술 마시고, 하루 건너뛰고, 며칠 못한 적 많습니다. 제 버릇 개 못 줍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게 된 건,
그 시간만큼은 내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느끼는 변화
이제는 운동한다기보다는,
하루 중 **'나로서 존재하는 한 구간'**을 확보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은 짧지만, 그 안에서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잊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몸에 이상한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어제와 같은 양을 먹었는데 살이 찌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안 했다고 생각한 날에도 체형이 정체되지 않았습니다.
기초대사량이 달라졌다는 걸, 생애 처음으로 ‘몸으로’ 느꼈습니다.
나는 그제야 알았습니다.
내가 이제 운동하는 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는 생명체가 된 것임을.
이건 '운동을 하는 삶'이 아니라, 운동이라는 언어로 다시 태어난 생존 방식이었습니다.
예전엔 먹는 대로 쪘고, 자는 대로 피곤했지만
지금은 근육이 소비하고, 체력이 회복하고, 내가 나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변화는 겉보다 깊고, 빠르기보다 느렸으며, 보이는 것보다 지속 가능한 리듬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다고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몸매는 아닙니다만...
🙋♀️ 당신에게 묻고 싶어요
당신 집구석에도 먼지 쌓인 덤벨 하나쯤 있지 않나요?
운동기구보다 루틴이, 결심보다 장소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몸이 먼저 기억합니다.
오늘, 나가보세요.
흐름이 당신을 도와줄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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