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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오래 남는 공부법, 인지과학이 알려주는 비결

by 대학-가자 202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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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암기량이 많아야 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의 딸이 그렇게 말하더군요. 엄마 시절에는 3당 4 락이 맞는 말이었을 것이라고. 암기만 하는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하더군요. 부정을 못 했습니다. 실제로 저도 잠을 줄여가며 공부했으니까요. 하지만 단순히 암기력이 전부였다고 믿는 시절에도 뇌의 정보 처리 방식을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학습했다면 충분히 자면서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지금은 하고 있습니다. 

뇌를 이해하는 방법인 인지 과학적인 측면에서 공부는 어떻게 해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 분산학습

흔히 망각은 신의 축복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실제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을 한 사람일 경우 이것은 축복이 맞습니다. 하지만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망각은 최소화하는 것이 당연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반복하는 학습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뇌에 관련된 책을 읽었더니 반복에 가장 효율적인 시간은 수업 직후, 다음날, 일주일 후, 15일 후라고 하더군요. 

분산 학습의 개념은 시간을 분산시켜 반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아이들 교재를 만들어 줄 때 겉표지에 복습해야 하는 시간을 표로 만들어 복습 후 체크하도록 하였습니다. 

생각보다 효과가 좋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아이들이 꼭 그 시간이 되면 복습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때문에 학습 스케줄을 짤 때도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분산 학습을 하지 않더라도 그에 대한 필요성을 머릿속에 인식시켜 주는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진도 나가는 것이 급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멈춰 생각해 보면 시험대까지 까먹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도는 천천히 나가도 상관이 없습니다. 초반에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반복적으로 학습하여 앞의 내용을 잊지 않고 시험까지 가는 것이 훨씬 더 시간적인 측면에서 이득이라는 것을 오랜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2회 독, 3회 독했다는 말에 휘둘릴 필요가 없습니다. 나만의 복습 루틴으로 그들보다 높은 성적을 받는 것이 더 성공적인 시험공부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2. 능동적 회상

공부할 때 공부 내용을 스스로 떠올리는 연습은 무엇보다도 효과적입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공부법이 백지 공부법입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백지를 꺼내놓고 그날 수업 시간표에 따라 생각나는 것들을 모두 적어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기억의 검색 경로를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암기에 굉장한 효과가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백지 공부법은 생각보다 힘이 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오늘 배운 것의 전체적인 목차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세부적인 내용까지 습득이 어렵다면 목차부터 암기해 보도록 해보십시오. 

 

제가 선택했던 능동적 회상은 고3 때였습니다. 공부해 놓은 것은 없고 암기할 양은 너무나 많았습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필기를 하지 않고 표시만 해 두었습니다. 지금 당장 암기하지 않으면 나는 영원히 이 내용을 모를 것이라는 강박감을 갖기 위해서였습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들은 생각보다 수업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아이들의 주의 집중을 유도하시기 위한 치밀한 계산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그러한 자투리 시간에 표시만 해두었던 부분의 내용을 기억해 내려고 애썼습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불과 몇 분 전의 내용이었는데도 기억이 나지 않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생각해 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반복될수록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고 시험에서의 효과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저는 이 방법을 쓰기 전까지는 제가 암기에 정말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암기를 정말 못했습니다. 영어 단어를 외우기 위해 한 단어를 30번씩 깜지를 써도 암기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암기는 내가 암기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암기가 된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저의 과외 선생님은 서울대 출신이었는데 암기로 고전하는 저의 모습을 보고 '수업 시간에 그냥 들으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저는 속으로 '그래, 너 잘났다. 그러니 너는 서울대 갔겠지.' 라며 선생님의 말을 무시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암기도 훈련이라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안되는 것은 없습니다. 공부는 어디까지나 훈련입니다. 그리고 능동적 회상의 방법은 무엇보다 효과가 있습니다. 

 

3. 교차학습


교차학습은 학습할 때 바꾸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비슷한 공부를 계속할 경우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과목을 바꾸거나 풀이하는 문제 유형을 바꾸어 공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차학습의 방법은 사람마다 활용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한 가지에 쉽게 싫증을 느끼는 사람의 경우에는 이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몰입하는 순간이라면 이 방법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몰입의 단계에 들어가는 것은 힘든 과정입니다. 힘들게 몰입의 과정에 들어가서 그 내용에 대해 심취해 있을 때 과목을 바꾸는 것은 최악입니다. 교차 학습은 시험이 임박해서 모든 과목이 공부가 되었을 때 하는 것을 권합니다. 초반에 개념을 익히고 문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공부할 때는 몰입의 공부가 중요합니다. 몰입을 경험하고 나중에 전체적인 과목을 빠른 시간에 정리할 때 교차 학습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공부에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4. 이중부호화

같은 정보를 다른 방법으로 동시에 하는 것이 이중 부호화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개념을 글로 정리하면서 옆에 그림을 그려 넣거나 도표로 정리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시각적인 방법과 언어적인 방법을 동시에 자극하기 때문에 기억에 더 잘 남도록 해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내용을 두 가지 방법으로 정리하는 것이 이중 부호화의 의미입니다. 이중 부호화와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 두 개 이상의 감각을 사용하여 공부할 경우 효과가 더 좋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를 외울 경우 읽기, 쓰기를 동시에 할 경우 내가 말한 내용을 듣기도 하기 때문에 더 자극이 많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학원 학생들이 졸려하면 러닝머신 위에서 걸으면서 큰소리로 단어를 읽게 합니다. 걸으며 어느 한 가지 내용에 집중하는 것은 두뇌의 활동을 원활하게 해 준다는 연구 결과를 읽었기 때문에 이를 접목하여 공부하도록 권하였습니다.  신체를 움직임으로 해서 자극하는 방법도 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한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5. 주의 조절 전략


집중력이란 것은 한정된 자원입니다. 따라서 쉽게 소모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사소한 선택을 반복하게 할 경우 정말로 집중해야 할 문제에 마주쳤을 때 사람들이 생각하는 시간이 현저히 짧아졌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집중력이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생활을 단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원인 때문에 등장한 것이 하루의 루틴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루틴이 정해져 있으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결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선택의 스트레스가 현저히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아껴둔 집중력을 정말 필요한 것에 쓰는 것이 주의 조절 전략입니다. 

 

주의 조절 전략은 한정된 집중력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대표적으로 포모도 기법이 있습니다. 포모도 기법은 이전 글에서도 설명한 바가 있습니다. 이 방법은 25분 집중 후 5분을 휴식하는 것입니다.  근래 들어 멀티태스킹이라는 개념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생각보다 효과가 없다는 것은 많은 매체에서 이미 방송되었습니다. 동시에 수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사실은 한 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넘어가는 것으로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 된다는 것입니다. 내 생각은 안 그렇다 할지라도 이미 검증된 내용이기 때문에 멀티 태스킹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6. 수면과 운동의 역할


충분한 수면이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수면을 통해야만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벼락치기로 하루만 기억해야 한다면 수면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마지막 시험과목에서만 해보시라고 권해 드립니다. 시험 중간에 잠을 자지 않는다면 생체 리듬이 다 깨져버려 다음의 시험을 망칠 수 있습니다. '나는 벼락치기가 잘 맞아'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긴장감을 끌어올려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가 버릇된다면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는 분량의 공부가 남게 될 것입니다. 이는 정신적인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 벼락치기는 정말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와 더불어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집중력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칭은 몸의 긴장감을 풀어 주기 때문에 시험 직전에 간단한 몸풀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과도한 근력 운동은 시험 기간이 아닐 때 틈틈이 하도록 해보십시오. 우리는 장기전을 치러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체력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지만 몸의 컨디션을 좋게 하기 위해 간단한 산책이나 스트레칭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7. 정서와 동기의 관리


공부는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자신의 멘탈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적인 동기가 강하면 집중력과 지속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멘털에 치명적인 학생들의 행동들이 있습니다. 시험 직전의 쉬는 시간에 서로 문제를 내주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평소에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디까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시험 직전 쉬는 시간에는 이 방법을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가 내는 문제가 시험에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내가 모른다고 가정할 때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내가 여태까지 뭘 공부한 건지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러니 이 시간에는 혼자 차분히 앉아 내가 공부한 것을 차분하게 정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학습이 자기 성장과 연결이 될 때 도파민 시스템이 활성화됩니다. 도파민이 활성화될 때 몰입의 상태에 들어가기가 쉬워집니다. 외부의 압박이 아니라 내가 성장하기 위해서 공부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공부 의욕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학원 아이가 '시험 잘 보면 학원 하루 빠져도 되나요?'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적이 잘 나오면 내가 잘 가르친 거지. **아~, 성적 잘 나오면 학원 올 때 커피라도 사 와라~' 그 이후로는 아이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좀 나쁜 선생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인지과학은 학습의 효과를 높이는 데 있어 실질적인 방법들을 제시하는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 기억을 형성하는 방식에 대해 인지과학을 통해 이해하게 되면 효율적인 공부가 가능해집니다.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뛰어나게 될 수가 없습니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기 위해 분산학습, 능동적 회상, 이중부호화 같은 모든 방법을 나에게 맞게 설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공부 상태에 대해 수시로 점검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공부 도구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공부를 잘하는 것은 공부의 양이 아닙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나에게 맞는 전략을 찾고 지속해 나가야만 성과가 있는 것입니다. 공부에 대한 여러 가지 효율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존재하는 말처럼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다'는 것이 진리인 것 같습니다. 효율적으로 끈기 있게 하는 성실함이야 말로 공부에 있어 최고의 덕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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