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서울, 의상학과 졸업 후 IMF와 만나다. 지금 제 책상 위엔 아이들이 풀다 만 문제집이 한가득 쌓여있습니다.밤이 깊어지면 조용히 그 오답 노트를 들여다보면서 문득20년 전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서울 건국대 의상학과.지금도 꽤 유명한 학교죠. 그때만 해도 밤새 재봉틀 돌리고,실밥에 파묻혀서 샘플 만들고, 졸업작품 하다 며칠씩 못 자는 게 당연했어요.그게 멋있다고만 생각했습니다.“나도 언젠간 내 이름 걸고 브랜드 하나 만들어야지.”근데 딱 그때 IMF가 터졌습니다.선배들은 회사에서 잘려 나오고, 공장은 문을 닫고,남아있는 사람들은 당장 먹고살 걱정을 해야 했죠.저도 그 시절, 그냥 버티는 것 말고는 답이 없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다. 그래서 선택한 게 대학원이었습니다.어떻게든 배워서 살아남아 보자.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