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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학원이 전하는 공부관련 팁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 게으른 게 아닐 수 있습니다

유~레카 2026. 8. 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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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어요”라는 말의 진짜 뜻

 

오늘 오전을 통째로 날렸습니다.

원래는 책을 읽고 수업 준비를 하는 시간입니다. 해야 할 일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책을 펴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결국 보던 애니메이션을 틀었습니다. 그렇게 오전이 지나갔습니다.

이 일을 오래 했습니다.

 

제가 고른 일이고, 왜 해야 하는지도 알고, 안 하면 결국 제 몫으로 돌아온다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도 하기 싫은 날이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그래도 제가 선택한 일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기가 고르지도 않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도 충분히 납득하지 못한 채 몇 년씩 매일 해야 합니다.

생각해 보면

“공부하기 싫어요.”

라는 말은 이상한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주 자연스러운 말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 공부를 시킬 것인가 보다 먼저,

아이들이 말하는 ‘하기 싫다’는 말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아이는 정말 게을러서 공부를 안 하는 걸까

 

아이들을 일대일로 가까이에서 보다 보면 자주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책상에는 앉아 있습니다.

영어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한참을 가만히 있습니다.

 

“왜 안 해?”

라고 물으면 대답합니다.

“하기 싫어요.”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정말 ‘하기 싫어서’만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를 해야 하는 건 아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릅니다.

 

단어를 외워야 할지,

문법을 봐야 할지,

지문을 읽어야 할지 모릅니다.

 

수학도 비슷합니다.

문제집은 펼쳤는데 앞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지, 틀린 문제를 봐야 할지, 오늘 진도를 나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상태를 밖에서 보면 이렇게 보입니다.

 

책상에 앉아서 멍하니 있습니다.

휴대폰을 봅니다.

딴짓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결론 내립니다.

“게으르네.”

하지만 아이 안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막막한 겁니다.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는 생각보다 불편합니다.

사람은 불편하면 피합니다.

그래서 휴대폰을 잡고,

물을 마시러 가고,

괜히 책상 정리를 합니다.

 

겉으로는 게으름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진입점을 찾지 못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데 대응은 대개 똑같습니다.

 

“정신 차려.”

“집중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그러니 잘 바뀌지 않습니다.


의욕이 생겨야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님들이 자주 하시는 말이 있습니다.

“얘가 의욕이 없어요.”

그래서 의욕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좋은 대학 이야기를 하고,

미래 이야기를 하고,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오래 보다 보면 의욕은 시작의 원인이라기보다 결과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어제까지 안 풀리던 문제가 오늘 풀립니다.

그 순간 아이 표정이 달라집니다.

“어? 나 이거 알 것 같은데?”

안 외워지던 단어를 맞힙니다.

읽히지 않던 영어 문장이 처음으로 해석됩니다.

문법 문제를 찍지 않고 이유를 알고 맞힙니다.

 

그때부터 조금 재미가 생깁니다.

조금 더 해보고 싶어 집니다.

 

되는 경험이 먼저고, 의욕은 그 뒤에 따라옵니다.

그래서 하기 싫어하는 아이일수록 진도를 많이 나가는 것보다

“나도 할 수 있네.”

라는 경험 하나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동기부여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성공 경험일 수 있습니다.


좋은 날 기준으로 계획하면 나쁜 날은 0이 됩니다

 

 

공부 계획표를 보면 대부분 컨디션이 좋은 날의 나를 기준으로 만들어집니다.

영어 단어 50개.

수학 30문제.

국어 지문 두 개.

인강 두 강.

계획을 세울 때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매일 같지 않습니다.

잠을 못 잔 날도 있고,

학교에서 힘든 일이 있었던 날도 있고,

그냥 아무 이유 없이 하기 싫은 날도 있습니다.

그런 날 평소 계획을 못 지키면 이상하게 절반만 하지 않습니다.

아예 0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부 계획에는 ‘안 되는 날 기준’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단어 50개라면,

안 되는 날은 10개.

수학 20문제라면,

안 되는 날은 3문제.

양이 적어 보여도 괜찮습니다.

 

이날 목표는 실력을 크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연결을 끊지 않는 것입니다.

하루를 완전히 놓으면 다음 날 책상에 앉는 문턱이 더 높아집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이어가면 다시 돌아오기는 훨씬 쉽습니다.


시작도 습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매일

“이제 공부해야지.”

라고 마음먹어야 한다면, 매일 결정을 해야 합니다.

몇 시에 할지,

어디서 할지,

무엇부터 할지.

결정이 많을수록 시작은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공부를 오래 이어가는 아이들은 의지가 특별히 강하다기보다 정해져 있는 것이 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비슷한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같은 과목부터 시작합니다.

공부를 할지 말지를 매번 고민하지 않는 겁니다.

 

아이에게도

몇 시에, 어디서, 무엇부터 할지

이 세 가지만 정해줘도 시작은 훨씬 쉬워집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압박보다 진입점을 좁혀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공부하지 않고 있으면 부모는 불안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오기 쉽습니다.

“너 이러다 어떻게 되려고 그래.”

“다른 애들은 다 하는데 너만 왜 그래?”

걱정해서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이미 막막한 상태라면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하나 더 얹히게 됩니다.

 

그럴 때는

“공부 좀 해.”

보다

“오늘 단어 열 개부터 해볼까?”

가 낫습니다.

“수학 안 할 거야?”

보다

“이 세 문제까지만 먼저 풀어봐.”

가 낫습니다.

 

막막한 아이에게는 더 큰 목표보다 첫 행동이 분명한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해줄 수 있습니다.

“하기 싫은 건 이상한 게 아니야.”

아이들은 의외로 자기만 이런 줄 압니다.

 

친구들은 다 잘하는 것 같고,

나만 집중을 못 하는 것 같고,

나만 공부하기 싫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기 싫다는 감정 위에 죄책감까지 붙습니다.

 

그러면 더 피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른도 하기 싫습니다.

해야 할 이유를 다 아는 어른도 딴짓할 때가 있습니다.

 

저도 오늘 오전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20년을 하고도 하기 싫은 날이 있는데, 열다섯 살 아이는 매일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아이를 대하는 것과 모르고 대하는 것은 꽤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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