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전 긴장감 어떻게 풀 것인가
학원을 운영하고 아이들을 만나면서 유독 수학 과목에 대해서는 긴장하는 학생들을 많이 봤습니다.
살짝 긴장하는 정도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험을 중도포기하고 화장실로 뛰어갈 만큼 많이 긴장하는 아이들이 더러 있습니다.
심지어는 전날 저녁부터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제가 그런 아이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어 글을 몇 자 적어 봅니다
1. 시험 전 긴장하는 이유
시험 전에 긴장하는 이유는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실패했을 경우 결과에 대해 다른 사람들을 실망시킬 수도 있다는 마음 때문에 긴장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시험에 대한 준비 부족 때문입니다.
시험 준비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수준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소위 말하는 모범생의 경우에는 공부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빠진 부분이 없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위권 학생의 경우에는 누가 봐도 공부를 안 했는데 전혀 긴장을 안 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하위권 학생들의 정신상태는 누가 봐도 긍정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저런 성격의 소유자라면 세상 참 편하게 살겠군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세 번째 이유로는 실패에 대한 경험이 크게 자라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의 긴장의 원인과 어찌 보면 비슷한 맥락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실패해 본 결과에 대해 주변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수학시험에 대한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학원 학생 중에 한 명은 수학시험을 못 보면 어머님께 엄청 혼난다고 걱정을 합니다.
전날 긴장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친구가 저한테 물었습니다
"선생님은 딸이 시험을 망쳤을 때 뭐라고 하셨나요? 혼내셨나요?"
"응. 난 놀렸어. 깐죽거리면서 놀리니까 째려보더라"
학생이 대답합니다. "혼나는 것보다 더 싫어~"
더 싫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동감입니다.
엄마가 학원 원장인데 딸의 수학성적이 48점이랍니다.
화도 나고 주변에 창피하기도 합니다.
놀리면 안 됩니다.
그러나 더 안 좋은 것은 혼내는 것이라는 생각은 합니다.
시험 성적이라는 것이 나쁘게 나온다고 해도 큰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놀리는 방식은 아이의 자존감을 상하게 하는 일이 될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나쁜 시험성적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해 주세요.
나쁜 성적도 괜찮다고 반복해서 말하지는 마십시오.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말처럼 아이들이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 성적에 대해 부모님들께서도 초연 한 척하시면서 대처하시면 됩니다.
2. 해결책
시험 전 전 긴장하는 이유를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봤습니다.
문제점에 대한 원인이 있으면 그에 따라 해결책이 나오면 됩니다.
시험 준비가 덜 되어서 긴장하고 있다면 시험 준비를 더 많이 꼼꼼하게 하면 됩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실패해도 된다는 것을 인식하면 됩니다.
시험 준비에 대한 말씀을 조금더 드려보려고 합니다.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채점을 하기 전에 느낌이 어떠했냐고 물어봅니다.
어떤 친구들은 잘 본 것 같다고 하고 어떤 친구들은 망친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잘 본 것 같다고 말하는 친구들은 시험을 못 볼 확률이 높습니다.
공부를 덜 해서 함정이라고 파 놓은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싱글벙글 웃으면서 시험을 잘 봤다는 학생들을 보면 내심 걱정이 됩니다.
헷갈리는 문제들이 있어 잘 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친구들은 일단 믿음이 갑니다.
함정이라는 것을 인식을 한 상태고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를 고민했다는 말이 됩니다.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자녀에게 채점 전 성적을 물어보세요.
시험을 잘 봤는데 채점해 보니 많이 틀렸다는 이야기를 들을지도 모릅니다.
또는 ' 아는 건데 실수했어 '라는 말도 동일한 뜻입니다.
이럴 경우에는 아이를 잘 다독여서 공부량을 더 늘리는 것이 맞습니다.
3. 나만의 독특한 해결 경험
1. 고등학교 2학년 소명여고 학생
소명여고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수학시험 전날부터 배가 아픈 친구입니다.
수학은 5등급 정도 성적이 나오는 아이입니다.
청심환을 먹어도 긴장은 풀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다른 학원에서 문제집을 2권을 풀게 했는데 부족한 것 같다고 따로 문제집을 사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고등학생 들은 최소한의 문제집 개수가 기본서 1권, 문제집 5권 정도라는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 친구의 공부량을 우선 늘렸습니다.
그러던 중 중간고사 시험 전날이 되었습니다.
어김없이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집에 가겠다고 하는 걸 마무리 정리를 해주느라 못 가게 했습니다.
다음날 시험이 한문과 수학이라고 했습니다.
솔직히 한문성적을 요구하는 대학은 서울대 빼고는 없기 때문에 한문공부 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했습니다.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계속 배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한문이 걱정된다고 합니다.
수학은 깨끗이 접고 편하게 한문공부 하다가 푹 잠이나 자라고 했습니다.
한문 성적만 올리고 수학은 신경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신나서 집에 갔고 다음날 시험에서 수학 2등급이 나왔습니다.
예민한 성격인 아이들은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순간 더욱 예민해집니다.
의도적으로 신경을 다른 곳에 돌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 아이는 수학에 대한 긴장감이 다음시험부터는 많이 감소했습니다.
적어도 전날부터 배가 아프지는 않았습니다.
2. 고등학교 1학년 계남고 학생
이 친구는 잠을 거의 자지 않았습니다.
시험 전에 조금이라도 더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과목에 따라서 그런 과목이 있고 안 되는 과목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시험 전에 잠을 잘 자야 합니다.
평소에 그런 말들을 해왔습니다.
그런 말들을 너무 잘 들은 저의 첫째 딸은 마지막 과목 시험전날에도 일찍 취침에 들었습니다.
마지막 시험이 사회과목 하나였습니다.
시험이 끝나는 날 수업을 하는 학교들도 있습니다만 딸의 학교는 일찍 끝난다고 했습니다.
공부도 안 한 녀석이 컨디션 관리해야 한다고 11시부터 누워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고등학생이 암기과목 공부도 안 했으면서 11시부터 7시 반까지 취침을 하는 건 비정상인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잔소리를 했지만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귀를 막고 있었습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자식이라는 건 정말 말을 안 듣습니다.
이런 경우 마지막 하루 정도는 2~3시간만 자도 된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수학 시험 전날은 잘 자야 한다는 것을 계남고 학생을 통해 깊이 깨달았습니다.
눈이 충혈이 되고 다른 과목 시험준비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로 수학을 정리하러 왔습니다.
학원에서 전날 수학시험에 나올만한 것들을 보통 정리해 줍니다.
제가 경험해 본 결과로는 평소에 했던 것들을 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년 그 학교에서 이런 유형이 수학시험에 나왔고 2년 정도 안 나왔으니 올해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말입니다.
나온다는 확신이 있다고 할지라도 잠을 줄여가며 그 개념을 머릿속에 넣어 주는 건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다.
깔끔하게 그 문제를 포기하고 잠을 푹 재우는 것이 나머지 알고 있는 내용을 확실하게 풀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친구는 그날 시험이 끝나고 점심을 먹고 바로 학원으로 왔었는데 6시에 보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잠만 자라고 했습니다.
여태까지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잠만 잘 자도 20점 이상은 올라간다고 큰소리 땅땅 쳤습니다.
결과가 나빴다면 이곳에 글을 남기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38점의 성적 상승이 있었습니다.
그 일이 벌써 10년 전의 일입니다.
그 이후로 저는 아이들의 눈을 보며 항상 컨디션 관리를 합니다.
눈의 총기가 떨어지는 경우는 체력이 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단기간으로는 잠을 우선 자게 합니다.
장기전으로 갈 경우에는 무조건 운동을 하게 합니다.
바닥인 체력을 운동과 도시락으로 3년을 버텨 이번에 연세대학교 간호학과에 합격한 친구는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3. 소명여중 3학년 학생
이 친구는 상처를 많이 받은 친구였습니다.
학교 앞에 학원에 다녔는데 수학선생님이 "몇 번을 가르쳤는데 이것도 못해?" 라면서 아이를 많이 혼냈다고 했습니다.
예전에 저희 선생 중 한 명도 "왜 이걸 몰라요?"라는 말을 했다가 저에게 정말 많이 혼이 났습니다.
"이걸 알면 학원에 왜 오니? 이걸 알면 네가 필요하겠니?" 라며 혼을 냈습니다.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저희 같은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선생님이라고 아이들이 불러주고 존중해 주니 자신이 대단한 사람인 듯 착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이 친구는 숙제로 웬만하면 내주지 않았습니다.
워낙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기 때문에 일단은 수학이라는 과목 자체와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도 이 친구는 성실했습니다.
빠지거나 지각하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이 친구에게는 돈으로 설득했습니다.
" @@ 야~
이번 시험에서 90점 이상 안 나오면 내가 문화상품권 10,000원짜리 줄게.
90 넘으면 시험 잘 봐서 좋고, 90이 안 나오면 문상 생겨서 좋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으니까 시험만 편하게 보자~"라고 했습니다.
다행히도 돈이 굳었습니다.
이런 친구들을 보면 학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학원을 운영하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 너무 재미있습니다.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